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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지도자 덩샤오핑이 제시한 키워드는 단 한 줄.
"도광양회(韜光養晦), 절대 두각을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힘을 키워라"
더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냉정하게 관찰하고, 우리의 위치를 지키며, 침착하게 대응하라. 100년은 변하지 말라"
덩샤오핑의 전략은 이후 20여 년 동안 중국 외교의 절대적 신조로 군림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힘을 숨기라던 가르침이 중국을 G2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더 이상 숨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오피스텔실매물 분기점은 2012년이었습니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숨는 외교'에서 '드러내는 외교'로, 중국은 더 이상 조용하지 않습니다.
덩샤오핑의 원칙…도광양회, '조용한 외교'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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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광양회'는 한마디로 전략적 인내였습니다.
냉전이 끝나고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강화되는 시기,
중국은 '패권 추구'라는 의심을 피하면서도 안으로는 경제개발과 군사력 증강에 집중했습니다.
덩샤오핑은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미국은 소련 노던록 과의 싸움에 지쳤다. 그 빈틈을 노려 조용히 우리의 체급을 키워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으로 세계 경제에 편입되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으로 국제적 위상을 확보했습니다.
2010년에는 GDP 세계 2위에 등극하며 경제 대국임을 입증했으며, 외환 대출금리인하 보유고 3조 달러 돌파로 금융 영향력도 확대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질서 속에 조용히 스며들며 체급을 올렸습니다.
시진핑의 야심…'중국몽' 내세운 공격적 외교
2012년 시진핑은 등장하자마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현대상선 채용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
왜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가르침을 버렸을까요?
시진핑의 개인사가 단서를 제공합니다.
문화대혁명 시절 농촌으로 하방(下放)되어 7년간 동굴에서 생활했던 소년 시진핑.
그러나 동시에 개혁개방의 선구자 시중쉰의 아들로서 '태자당'의 자부심을 가진 인물.
이런 복잡한 정체성이 '강한 중국'에 대한 집념으로 이어졌습니다.
외교 전략은 급변했습니다.
'도광양회'는 사라지고 '분발유위(奮發有爲)', 즉 적극적으로 나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교로 전환됐습니다.
구체적인 변화들을 살펴보면,
먼저 2014년부터 시작된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이 있습니다.
중국은 7개 암초를 군사기지로 변모시켰습니다.
여기에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150여 개국을 대상으로 1조 달러 규모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일국양제' 약속을 사실상 파기했습니다.
대만에 대해서는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연일 군사훈련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전랑외교(戰狼外交)'도 전개되어,
호주산 와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고 리투아니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등 공격적 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분발유위'…국력 자신감·미중 경쟁·국내정치
시진핑이 '도광양회'를 버리고 '분발유위'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첫째, 중국의 국력 자신감입니다.
GDP 17조 달러로 세계 2위, 국방비 2,250억 달러로 세계 2위, 5G 특허 보유 세계 1위 등 모든 지표가 강대국을 가리킵니다.
더 이상 숨을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 작용했습니다.
둘째, 미국과의 전략 경쟁이 격화되었습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2022년부터 본격화된 바이든의 반도체 봉쇄, 쿼드와 오커스 등 인도-태평양 견제망 구축 등이 이어졌습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한 이상, 조용한 중국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셋째, 국내 정치의 고려가 있었습니다.
2022년, 시진핑의 3연임은 '강한 중국'이라는 비전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중국몽'은 외교가 아닌 국내 정치의 정당성 확보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도 '전랑외교'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2017년,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은 사실상 전랑외교의 시작점이었습니다.
한국 관광이 전면 금지되어 관광업계는 7조 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112개 점포 중 87개가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한류 콘텐츠도 전면 차단되었습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겪는 구조적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중구조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국제사회의 대응과 향후 전망…다극화되는 국제질서
이제 '도광양회'는 끝났습니다.
시진핑이 도광양회의 종말을 명확히 선언하지 않아도 외교의 전반적 흐름에서 명백히 감지됩니다.
숨지 않는 중국, 세계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미국은 '프렌드쇼어링'으로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 중이며, EU는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나섰습니다.
▶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 우호국이나 동맹국과의 공급망 구축을 의미하며,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전략.
일본은 경제안보법으로 핵심 기술 유출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경제와 안보가 맞물린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앞으로의 중국 외교는 어디로 향할까요?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나리오 1 : 전면 대결 지속,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길입니다. 신냉전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나리오 2 : 선택적 도광양회 복귀,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청년실업률이 추락하는 등 내부 문제가 심화되면 일부 영역에서는 다시 저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나리오 3 : 제3의 길 모색, 대결도 굴복도 아닌, 실용적 공존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미중 양국 모두의 양보가 필요합니다.
숨지 않는 중국…시진핑이 직면한 근본적 질문
덩샤오핑은 "100년은 변하지 말라"고 했지만, 중국은 30년 만에 그 가르침을 접었습니다.
도광양회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중국은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국제무대의 주연이 되는 것과 신뢰받는 리더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힘의 과시와 영향력의 구축 사이에는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시진핑의 중국이 직면한 근본적 질문은 이것입니다.
세계는 강한 중국을 두려워할 것인가, 아니면 존중할 것인가?
그 답은 중국이 자신의 힘을 어떻게 정의하고 사용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역사는 증명합니다.
진정한 강대국의 조건은 군사력이나 경제 규모가 아니라, 그 힘을 운용하는 지혜와 절제입니다.
중국의 선택은 21세기 세계질서의 향방을 결정할 것입니다.
도광양회 이후의 시대, 전 세계는 본격적인 패권 경쟁의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기획·구성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참고 서적 :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Danger Zone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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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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